대개의 체외 수정에서는 보통 과배란 과정이 동반된다 과배란이란 인위적으로 배란을 유도하는 호르몬들을 이용해 한꺼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배란시키는 일입니다. 이 방법은 한 번에 여러 개의 난자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어 배란이 되지 않는 여성들에게도 난자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투여하니 자연적인 배란 주기를 맞추는 것보다 주기를 조절하는 것이 더 쉽기에 대부분의 체외 수정에서는 이 방법을 이용합니다.
이를 위해서 여성은 먼저 생식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onadotrophin releasing-hormone, GnRH)을 주사로 맞아야 합니다. 난자의 배란에 관여하는 난포호르몬(FSH)과 배란 이후 임신을 도와주는 황체를 형성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은 머리 속에 위치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이 때 뇌하수체는 이들 호르몬을 분비하기 위해 GnRH의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GnRH 성분의 주사를 맞게 되면 뇌하수체가 자극되어 FSH나 LH가 많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난소를 자극해 더 많은 난자를 만들어내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위적으로 난자를 키운 뒤, 초음파로 보았을 때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난포가 18mm 이상으로 커지면, 난자가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판단하고 채취에 들어갑니다. 부분 마취를 하고 몸 속으로 긴 바늘을 넣어 난포 속에 들어 있는 난자를 하나씩 빼내는 것이죠.
세포질 내 정자주입술을 실시하기도 이렇게 채취된 난자는 배양액이 든 시험관으로 옮긴 후, 미리 채취해둔 정자와 섞어줍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길 바라면서 말이죠. 보통 난자의 겉면은 투명대(zona pellucida)라고 하는 투명하고 질긴 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투명대는 난자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보호막이지만, 정자에게 있어서는 뚫어야 하는 성벽입니다. 난자를 만난 정자는 머리 위의 첨체(acrosome)라는 부위에서 애크로신(acrosin)이나 히알루로니다아제(hyaluronidase) 등의 효소를 방출해서 투명대에 구멍을 뚫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애를 쓴 끝에 겨우 투명대에 제 몸 하나 비집고 들어갈 구멍을 만든 정자는 이제 쓸모가 없어진 꼬리는 떼어버리고 머리만 난자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마치 두 개의 물방울이 완벽하게 하나로 합쳐지듯, 정자의 핵과 난자의 핵도 완벽한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데, 이 순간이 바로 장차 새로운 생명체로 발생할 수정란이 생겨나는 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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