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SNP가 자주 나타나는 DNA의 부위를 특정 제한효소로 잘라보면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길이의 DNA 조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제 할 일은 DNA 조각들의 크기를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려진 DNA의 조각들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면, 두 DNA는 동일한 사람에게서 나왔을 확률이 99.9999% 정도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 식별 방법은 친자 확인에도 많이 쓰이지만, 최근 각광받는 분야는 범죄 수사 분야입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는 DNA 개인 식별 방법을 범죄 수사에 사용하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범죄자의 DNA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킨 ‘ CODIS(Combined DNA Index System)’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CODIS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DNA에서 개인마다 특이성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13개의 비교 좌위를 제시했습니다. 즉, DNA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DNA에서 나타나는 13개의 특정 좌위만을 비교하면 되니 검사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지게 된 것이죠. 물론 시간도 단축되고요. 이 부위의 개인별 특징은 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13개의 포인트만 비교해보아도 개인 식별 및 친자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DNA의 연관성이 가족의 사랑을 보증할까? 몇 년 전, 한 여인이 엄청난 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이후, 한 무리의 남자들이 그녀의 2살짜리 딸의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모두 DNA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한 남성이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밝혀져 그에게 아이의 친권과 아이가 물려받은 유산을 관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습니다. 어떤 아버지는 자신이 10여년을 넘게 키워온 자식이 자신을 닮지 않았다며 몰래 DNA검사를 통해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를 확인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맞지 않는다며 아내와 아이들을 미련없이 버렸지요. 훗날 이 검사 결과는 실수였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 아이들은 분명 아버지의 자식이 맞음이 밝혀졌지만 이미 금이 간 가족관계는 다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DNA검사의 발달로 인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 검사를 통해 친자를 확인받거나 혹은 부정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DNA 검사를 통해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친족을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겠지만, 그 동안 친자식으로 알고 있던 아이들을 DNA검사 결과지 한 장으로 헌신짝처럼 내버린다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DNA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뿐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사람에게 있어 애정이나 사랑이나 친분 관계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도 말이죠. |
No comments:
Post a Comment